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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 시대의 철학

by eomeo.net 2025.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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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자신을 알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소크라테스가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나 “너 자신을 알라”고 외친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은 고대의 철학을 넘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단지 추상적인 자기 인식을 넘어, 생물학, 물리학, 문화와 사회 구조까지 반영된 현대인의 자아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을 던져볼 시간입니다.

나는 나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 직업, 가족관계, 성격 정도는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 '나'를 아는 것일까요? 인문학과 과학은 인간이라는 존재가 단지 고정된 개체가 아니라, 시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사회, 환경, 문화와 상호작용하는 복합체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피부는 12일마다 재생되고, 간세포는 2년, 뼈세포는 12년마다 완전히 새로 바뀝니다. 육체조차 지속적인 변화의 연속 속에 있는 이 존재를 우리는 ‘나’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죽음은 어디서부터 시작되고, 삶은 어디서 끝나는 걸까요?

첫 번째 대답: 인식은 환상이다

최근 생물학은 충격적인 통찰을 제시합니다. 인간의 인식은 철저히 감각기관에 의존하고, 이는 곧 객관적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지각된 현실’을 구성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생존에 유리하도록 진화된 방식으로 경험합니다.

따라서 “너 자신을 알라”는 말에 대한 첫 번째 대답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제 인식은 환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겸손한 출발이자, 자기 성찰의 첫걸음입니다.

두 번째 대답: 나는 사회적 동물이다

인간은 홀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감정, 사고, 언어, 심지어 본능조차도 사회적 환경에서 형성되고 발전합니다. 우리는 가족, 공동체, 문화 속에서 사고방식을 배우고, 감정의 표현 방식을 익히며, 살아가는 법을 터득합니다.

소크라테스의 질문에 대한 두 번째 대답은 이렇습니다. “저는 철저히 사회적 존재로 진화한 존재입니다.” 우리는 고립된 개인이 아니라, 공생체로서의 존재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 번째 대답: 나는 우주의 일부이다

지구의 나이가 약 45억 년, 우주의 역사는 약 137억 년입니다. 그 긴 시간 동안 무수한 사건과 진화의 과정이 겹치며, 지금의 우리가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몸을 이루는 원소, 예를 들면 질소, 철분, 칼슘, 탄소 등은 모두 별의 죽음에서 생겨난 우주의 먼지입니다.

이것이 우리 존재의 진실입니다. “저는 우주의 먼지로 만들어진, 우주의 일부입니다.” 삶의 경이로움과 유한성을 동시에 인식하게 해주는 통찰이죠.

네 번째 대답: 나는 생명 공동체이다

우리 몸속에는 약 100조 개 이상의 미생물이 존재하며, 이들은 우리의 소화, 면역, 감정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는 이들과 공생하며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하나의 ‘걸어 다니는 생명 공동체’입니다.

미생물이 없이는 생존할 수 없습니다. 공기처럼, 간이나 신장처럼 필수적인 존재이죠. “저는 수많은 생명과 공존하는 공생체입니다.” 이것이 현대 과학이 밝힌 인간의 모습입니다.

다섯 번째 대답: 나는 환경의 총합이다

스페인의 철학자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는 말했습니다. “나는 나와 나의 환경의 총합이다.” 우리는 지역, 음식, 기후, 문화, 역사, 가족, 국가, 정치적 배경 등 다양한 요소로부터 영향을 받습니다. 이 모든 것이 모여 오늘의 ‘나’를 형성합니다.

‘대한민국’이라는 환경에서 자란 우리는 그 역사와 문화 속에서 나의 사고방식을 만들었습니다. 즉, “나는 나와 환경이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여섯 번째 대답: 나는 끊임없이 변하는 존재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변화를 멈추지 않습니다. 육체뿐 아니라 성격, 가치관, 습관, 사고방식까지도 바뀝니다. 뉴런은 연결을 통해 바뀌고, 우리는 새로운 자극과 경험에 따라 끊임없이 재구성됩니다.

빠블로 네루다가 썼던 시구처럼, “어릴 적 그 아이는 아직 있을까?” 우리는 정체된 존재가 아니라 변화하는 현상입니다. “저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흐름 속의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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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와 문화, 나를 보는 또 하나의 시선



한국 사회는 유난히 눈치를 강조합니다. 눈치는 단순히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속에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었습니다. 하지만 눈치가 과하면 자아는 위축되고, 주체적 삶은 흔들립니다.

문화적으로 눈치는 공동체를 중시하는 동양적 가치에서 비롯되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그 이중성이 더 부각됩니다. “눈치를 본다”는 말은 ‘배려’이자 ‘피로’입니다. 자유와 균형 사이, 우리는 새로운 사회적 기준을 찾아야 할 시점입니다.

철학은 결국 삶의 기술이다

소크라테스가 오늘날 우리 앞에 나타난다면, 우리는 이렇게 답할 수 있습니다.

  • 나의 인식은 환상임을 안다
  • 나는 사회적이고 공생하는 생명이다
  • 나는 우주의 일부이며, 환경의 총합이다
  • 나는 끊임없이 변하는 흐름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통해 얻는 결론은 단 하나,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 덜 착각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철학은 결국 삶을 살아가는 기술입니다. 과학과 인문학이 만나는 그 지점에서, 오늘의 우리는 ‘나’를 다시 마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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